저자 최인호 운명이라는 단어는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걸 알게 됐다. 어렸을 때는 좋은 인연이나 운명을 맺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인연은 필연이 아니고, 오히려 인연을 맺는 데 조심스러워지고 때로는 부담스러워진다. 이 책에서는 인연이 사람에 국한되지 않는다. 풍경, 꽃, 언어. 옷차림 등에서 운명의 의미도 생각해봤다. 나에게 운명을 정의한다면, 좋은 인연을 많이 맺는 것보다 나쁜 인연은 맺지 않는 게 낫다. 이 책은 운명을 신의 섭리로 표현한다. 나는 종교와 종교가 뒤섞인 색채나 무수한 별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처럼 반짝이는 존재에 감사한다는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읽고 싶지도 않았다. 모든 것을 신과 연관시키는 게 꺼려졌지만, 어차피 선택은 내 몫이니 좋은 글만 읽으면 될 것 같았다. 또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읽으면서 보이지 않는 기대감이나 설렘이 느껴져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무엇보다도 삶 속에서 잊고 있었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저는 운명을 믿지 않지만… … … … … … … … … … … … … … … … … … … … … … … … … … … … 1. 저는 어릴 때부터 이별과 헤어짐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이런 성격이 사물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저는 검소해서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애착이 생겨서 자동차와 소파를 좋아합니다.2.또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만났다면 제 인생이 플러스였는데, 이제 사람과 이별하는 일이 제 인생의 사소한 부분이 되었다고 합니다.3.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기억의 속도도 빨라진다고 합니다.4.요즘은 풍경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풍경 속에서 풍경을 바라보는 눈. 자연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기쁨은 얼마나 신성하고 감사한 일인가…5. 기쁨과 행복은 발견하고 보는 데 있다. 나무가 항상 같은 자리에 있지만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삶의 기쁨도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는 그저 보지 못한다.6. 운명의 무게. 인생에는 크고 작은 운명이 없다고 한다. 모든 운명은 무게, 질감, 부피, 색깔이 바뀔 수 있다. 운명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한다.7. 우리가 생명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이 얼마나 축복받고 감사한 일인가.8. 어머니의 기억 속에도 가슴 아픈 장면이 있었다. 생일 파티가 열린 식당에서 어머니가 비닐 봉지를 꺼내 남은 음식을 넣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어머니의 몸에는 여전히 힘든 시절의 유전자가 있었다. 어머니는 자신의 힘들고 부끄러운 행동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짓이라고 표현했다. 더 많이 넣어, 어머니. 어머니는 뷔페에 갈 때도 비닐 봉지에 떡볶이를 몇 개 넣어둔다. 부끄러워서 그만하라고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가난을 이겨낸 강인함이 나를 살아있게 했다. 9. 연애란 내가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무언가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누군가의 붓인가 무기인가? 남의 삶에 아름다운 색을 칠하는 것인가, 아니면 파괴하는 것인가? 10. 아이들이 자라서 떠난 뒤에 남는 외로움도 시간이 지나면서 부부가 받아들여야 할 관계다. 11. 대중가요의 가사 대부분은 사랑 노래다. 그중에서도 너무 사랑해서 떠난다는 가사가 있다. 나는 이를 부인한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싸우고 싸우더라도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어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단순하고 인간적인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12. 자연의 위대함은 단순함과 겸손에 있다. 13. 겸손의 의미 다른 사람을 열등하게 여기고 자신을 낮추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위선이라고 합니다. 겸손은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14. 옷은 평생 몸과 공유하는 풍경이며 관계입니다. 옷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사람은 기억이 많은 사람보다 그 옷과 함께 보낸 시간을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15. 우리는 사랑을 그렇게나 남용하지만, 우리는 정말 다른 사람을 사랑했을까요? 우리는 자신을 버리기보다는 얻고 싶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희생하기보다는 상대방의 헌신을 원치 않았을까요? 16. 스님, 목사, 스님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갖고 싶어하고, 이기고, 유명해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인간적인 약점과 모순에 시달리고,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스스로를 무장하고 남용한다는 것입니다. 17. 저자는 김유정의 생가를 돌아본 후 “과거로, 그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18. 오래전에 살았던 주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사를 갈 때 그 주소에 담겨 있던 풍경은 이사 상자에 담겨 함께 옮겨졌다. 그래서 우리의 고향은 잃어버린 풍경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 사람이 이사를 가면 그 사람이 살았던 풍경도 그 사람과 함께 움직인다. 19. 아버지의 뜻 남은 가족에게 남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그것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어로 우리 마음속에 남아야 한다. 20. 꽃은 열매보다 먼저 온다. 꽃이 우리에게 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꽃이 되어 꽃을 찾아가야 한다. 21. 우리는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난다. 우리 삶의 모든 흔적은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풍경 한 조각으로 우리를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22. 우리가 가진 것을 모두 버릴 수 있다면, 낮은 곳에서 내려와 우리 자신을 벗어던지고 다른 사람들의 눈물과 고통에 애착을 갖는다면, 우리는 결코 혼자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